기건숙(寄健叔)-조식(曺植)
건숙에게-조식(曺植)
之子五鳳樓手(지자오봉루수) : 이 사람 오봉루의 솜씨인데
堯時不直一飯(요시불직일반) : 태평성대에도 밥 한 그릇 값도 못한다.
明月或藏老蚌(명월혹장노방) : 명월주 오래 된 방합조개에 감춰있건만
山龍烏可騫楦(산룡오가건훤) : 산의 용은 어찌 가짜 신골만 찾아 쓰나.
기서사옹(寄西舍翁)-조식(曺植)
서사옹에게-조식(曺植)
萬疊靑山萬市嵐(만첩청산만시람) :
만 겹의 푸른 산 고을마다 아지랑이
一身全愛一天函(일신전애일천함) :
한 몸은 하늘 보이는 곳만 오로지 사랑한다.
區區諸葛終何事(구구제갈종하사) :
구구한 제갈량은 끝내 무슨 일을 하였던가
膝就孫郞僅得三(슬취손랑근득삼) :
무릎 굽혀 손권에게 나아가 겨우 삼국을 얻었나.
증오학록(贈吳學錄)-조식(曺植) 바로 바람에 떨리는 나무 생각하니 의리에 죽은 사람을 일찍이 슬퍼하노라. 아름다운 손 대접할 방법 전혀 없어 남쪽 개울가에서 마름을 캐어보노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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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정우음(江亭偶吟)-조식(曺植) 높다란 다락에 병으로 누으니 낮꿈 번거로워 몇 겹의 구름과 나무가 도화원과 나누고 있나. 새 물빛은 푸른 구슬보다 맑은데 날으는 제비가 물결 차 생긴 흔적이 미워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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민암부(民巖賦)-조식(曺植)
민암부-조식(曺植)
亙萬古而設險(선만고이설험) :
만고토록 험난함을 베풀어 두니
幾帝王之泄泄(기제왕지설설) :
몇 분의 제왕이 예사로 보았었나.
桀紂非亡於湯武(걸주비망어탕무) :
걸주임금이 탕무임금에게 망한 것 아니라
乃不得於丘民(내부득어구민) :
백성들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어라.
漢劉季爲小民(한유계위소민) :
한나라 유방은 평민이었지만
秦二世爲大君(진이세위대군) :
진나라 이세는 임금의 아들이었어라.
以匹夫而易萬乘(이필부이역만승) :
필부로서 만승천자를 바꿨으니
是大權之何在(시대권지하재) :
대권은 곧 어디에 있는 것일까.
只在乎吾民之手兮(지재호오민지수혜) :
오직 우리 백성들의 손에 있으니
不可畏者甚可畏也(불가외자심가외야) :
겁낼 것은 아니나 두려워할 만하리라.
서검병조장원원(書劒柄趙壯元瑗)-조식(曺植)
칼 자루에 써서 장원 조 원에게-조식(曺植)
离宮抽太白(이궁추태백) :
불구덩이에서 태백을 뽑으니
霜拍廣寒流(상박광한류) :
서릿발 같은 칼빛이 달을 치고 흐른다.
牛斗恢恢地(우두회회지) :
넓고 넓은 견우성과 직녀성
神游刃不游(신유인불유) :
정신은 노닐어도 칼날은 노닐지 않는다.
제덕산계정주(題德山溪亭柱)-조식(曺植)
덕산 개울가 정자 기둥에 제하다-조식(曺植)
請看千石鐘(청간천석종) :
천 석들이 종을 보라
非大叩無聲(비대고무성) :
크게 두드리지 않으면 소리나지 않는다.
爭似頭流山(쟁사두류산) :
겨루어본다면 두류산과 같나니
天鳴猶不鳴(천명유불명) :
하늘이 울려도 울리지 않는구나
종죽산해정(種竹山海亭)-조식(曺植)
산해정에 대나무 심고-조식(曺植)
此君孤不孤(차군고불고) :
이 대나무 외로운 듯 외롭지 않아
髥叟則爲隣(염수칙위린) :
소나무 있어 이웃이 되기 때문이라.
莫待風霜看(막대풍상간) :
바람과 서리 기다려 보지 않아도
猗猗這見眞(의의저견진) :
싱싱한 모습에서 그 참다움을 보노라.
송월(松月)-조식(曺植)
소나무 사이의 달-조식(曺植)
寒聲浙瀝頻蕭颯(한성절력빈소삽) :
차가운 소리 서걱이고 쓸쓸한 바람 잦아
天桂交加淨復森(천계교가정부삼) :
하늘의 달빛 서로 어울려 맑고도 삼엄하다.
何處獨無繁好樹(하처독무번호수) :
어딘들 번성하고 좋은 나무야 없으랴마는
不常其德二三心(불상기덕이삼심) :
항상 그 덕은 두세 마음 갖지 않는 것이리라.
유황계증김경부(遊黃溪贈金敬夫)-조식(曺植) 가을 정경 조촐하다 한스러워 말라 봄이 남긴 뜻 아직 모두 가시지는 않았어라. 하늘의 향기 땅에 가득차 그 향기 코끝에 생겨나 시월의 국화꽃에는 비단도 비기지 못할 것이리라. |
증별대곡(贈別大谷)-조식(曺植) 북문으로 나와 함께 한강을 건넜으니 세 가지는 같은데 성씨는 같지 않구나. 굽이진 골짜기에서 학이 화답하는 것 일찍 바랐는데 천리나 떨어져 별의 구분 이미 길이 막혔구나. 들판의 물은 동쪽으로 흘러가 되돌아오지 않고 변방의 구름은 남쪽으로 내려가 뒤쫓을 수 없구나. 정녕 한낮에 서로 생각하는 마음이야 영혼이야 꿈 속에서라도 은근이 다른 날 밤 통하리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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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련1(詠蓮1)-조식(曺植)
연꽃을 노래하다-조식(曺植)
華盖亭亭翠滿塘(화개정정취만당) :
꽃 봉우리 늘씬하고 푸른 잎이 연못에 가득
德馨誰與此生香(덕형수여차생향) :
후덕한 향기 누구와 더불어 이렇게 피어내리오.
請看黙黙淤泥在(청간묵묵어니재) :
보게나, 묵묵히 진흙 뻘 속에 있어도
不啻葵花向日光(불시규화향일광) :
해바라기가 해 따라 빛나는 것과 같지 않음을.
영련2(詠蓮2)-조식(曺植)
연꽃을 노래하다-조식(曺植)
只愛芙蕖柳下風(지애부거유하풍) :
다만 연꽃에 유하혜의 풍위 있음 사랑스러워
援而還止于潢中(원이환지우황중) :
손으로 당겨 보아도 연못 속에 있어라.
應嫌孤竹方爲隘(응혐고죽방위애) :
고죽군의 편협함이야 응당 싫어하겠지만
遠播淸香到老翁(원파청향도로옹) :
맑은 향기 멀리 퍼뜨려 늙은이에도 이르는구나.
분련(盆蓮)-조식(曺植)
분재 연-조식(曺植)
上園休許小桃誇(상원휴허소도과) :
상림원에서는 작은 복사꽃이 자랑 허락 마오
淤裡誰知君子花(어리수지군자화) :
진흙 뻘 속의 군자다운 꽃을 누가 알아주리오.
留得小盆涵養意(유득소분함양의) :
조그만 화분 얻어 담은 뜻은
暗香將月夜深和(암향장월야심화) :
은은한 향기는 밤이 깊어야 달빛과 어울리리라.
방촌로(訪村老)-조식(曺植)
시골 노인을 방문하다-조식(曺植)
黃流波上輕烟細(황류파상경연세) :
황강 물결 위로 가벼운 안개 끼고
白日窺中銀箭斜(백일규중은전사) :
밝은 해가 속을 보니 은빛 화살 비스듬하다.
谷口小溪開小室(곡구소계개소실) :
골짜 어귀 조그만 개울에 작은 집 지었는데
蹇驢時有野人過(건려시유야인과) :
절뚝거리는 나귀 타고 때때로 야인이 지난다.
화기송상(和寄宋相)-조식(曺植)
송상에게 화운하여 붙이다-조식(曺植)
泰嶽雲藏天柱峯(태악운장천주봉) :
높은 멧부리 구름에 천주봉 숨었다가
相公來到爲開容(상공래도위개용) :
상공이 돌아오니 얼굴을 드러내는구나.
山翁黍麥%306無類(산옹서맥훈무류) :
산골 늙은이 기장 술에 거나하게 취하여
對與高明未有窮(대여고명미유궁) :
고명한 분과 마주하니 그 심경이 무궁하여라.
증별(贈別)-조식(曺植)
이별하며 주다-조식(曺植)
爲憐霜鬢促(위련상빈촉) :
귀밑머리가 빨리도 희어짐이 가여워
朝日上遲遲(조일상지지) :
아침 해는 늦게도 떠오르는구나.
東山猶有意(동산유유의) :
동산에다 오히려 뜻을 두고서
靑眼送將歸(청안송장귀) :
정다운 눈길로 돌아가는 그대를 전송한다.
정리(庭梨)-조식(曺植)
뜰의 배나무-조식(曺植)
半庭梨樹兩三株(반정리수양삼주) :
뜰 반쯤에 배나무 두세 그루
遮爲東陽擬木奴(차위동양의목노) :
무궁화와 함께 동쪽 햇볕 가린다.
無味一生全類我(무미일생전류아) :
덤덤한 한 평생 꼭 나와 비슷하니
世人應道學楊朱(세인응도학양주) :
세상 사람들 양주를 배웠다고 한다.